맥북프로를 클램셸 모드로 써오다가 작년 배터리 스웰링으로 한번 거금을 주고 교체했습니다. K-직장인 생활을 하다 보니 생산적인 작업보다는 단순 게임(스타크래프트)이나 유튜브, 웹서핑 용도로만 쓰고 있습니다.
Intel 맥용 스타크래프트 버전이 있지만, 윈도우 보다는 살짝 불안하기도 하고, Jump Desktop을 사용해 밖에서 아이패드로 맥을 사용하고 싶은데 강제 절전모드 때문에 잘되지 않는 문제와 한국인이라면 윈도우가 필요할 때가 가끔 있는지라 원격이 가능한 미니 PC에 대한 욕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니 PC 뭐를 사야 하나??…
가성비로 따지면, 일반 데스크톱과 노트북이 제일 좋지만, 안 그래도 좁은 책상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추후 맥북도 맥미니 혹은 맥 스튜디오로 바꿀 예정)
요즘 CPU는 4~5년 전 데스크톱 CPU를 한창 상회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아주 가끔 Adobe (Lightroom, Photoshop, Illustrator, Aftereffects), Figma 제품 정도를 사용하지만, 별도의 3D 작업은 하지 않고, Visual Studio와 스타크래프트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성능 정도면 됐습니다.
순전히 저만의 취향으로 4~5가지 후보군 중1 택 하기로 합니다.
HP Elitedesk 800 mini G9
디자인: 중
가격: 비쌈 (170만 원대 후반)
성능: 상 (i7-13700, Windows 11 Pro, NVIDIA® GeForce RTX™ 3050Ti, 32GB RAM, 1TB SSD)
DELL 뉴 OptiPlex 마이크로 폼 팩터
디자인: 상
가격: 비쌈 (300만 원대 초반)
성능: 상 (i7-14700T, Windows 11 Pro, Intel UHD 7700, 16GB DDR5 RAM, 512GB SSD)
INTEL NUC (14세대부터는 ASUS로 이관, 14세대는 정식 출시 전이라 13세대 기준)
디자인: 상
가격: 중간 (130만 원대 후반)
성능: 중 (i7-1360P, Free-dos, Intel Iris X 그래픽), 64GB RAM, 1TB SSD
Lenovo 미니 PC
디자인: 중
가격: 비쌈 (160만 원대)
성능: 상 (i9-12900T, Free-dos, Intel UHD 7700, 16GB RAM, 256GB SSD)
중국발 N100 혹은 AMD 미니 PC
디자인: 하
가격: 저렴 (~70만 원대)
성능: 하 (N100, N5105, AMD 7840h, Windows 11, 16GB RAM)
DELL은 너무 비쌌고, Lenovo나 중국발 미니 PC는 전원부가 불안정하고 그래픽 작업이 어려울 것 같아 행사 중인 INTEL NUC 13에 RAM 64GB, 1TB SSD 옵션으로 약 137만 원을 택했습니다.
다만 기본 옵션으로 탑재되는 SSD가 DRAM이 없는 모델이어서 따로 Platinum P41 M.2 NVMe 2280 [2TB TLC]을 28만 원 정도에 따로 구매해 총 165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2TB SSD까지 합친 금액치고는 비싼 것 같지만, RAM 64GB에 1TB NVMe SSD가 하나 더 생기는 거라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직접 베어본과 동일 부품(SSD, RAM)을 따로 구매했을 때 최저가보다 저렴하여 옵션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NUC 13(NUC13ANKi7) 첫 인상
CPU만 있는 베어본에 SSD와 RAM이 추가되기 때문에 한 번 개봉된 흔적이 보입니다. 어댑터는 박스에 포함되어 있지만, 전원 케이블은 별도로 들어있습니다.
총판업체에서 주문 조립하는 건이라 특정 SSD 구매 및 장착은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여 따로 구매 후 직접 갈아 끼우려고 합니다.
구성품은 단출합니다. VESA 마운트를 지원하는 모니터에 거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와 전원 어댑터, 설명서와 i7 스티커, 여분의 나사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C TYPE 포트가 있는 만큼 전원도 거대한 어댑터가 아닌 C TYPE을 지원해 줬으면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사진 뒷배경도 검은색이라 잘 보이진 않지만, 별다른 기교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라서 마음에 듭니다. 또한 iPhone 15 Pro MAX와 비교했을 때도 사이즈가 작아 라우터 옆에 박아두고 쓰기 딱 좋습니다.
분해 · SSD 교체하기
원래는 2TB 옵션 구매 후 파티션을 나누어 사용하려고 했었습니다.
RAM은 삼성 노트북 메모리 DDR4 3200 (25600) 32GB라 괜찮은데 SSD가 이메이션 SSD Z971 M.2 NVMe으로 DRAM이 없는 저가형 제품이라 하여, 1TB로 옵션을 낮추고 (1TB여야만 RAM 64GB 가능) 별도로 [SK hynix] Platinum P41 2TB를 구매해 교체하기로 합니다.
하판을 열기 위해서는 4개의 나사를 풀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드라이버로만 열 수 있는 줄 알고 가지고 있는 일반 크기의 십자드라이버로 시도했다가 안 열려서 멘붕이 왔더랬죠… 일반적인 크기보다 큰 십자드라이버가 필요합니다.
어찌어찌 큰 드라이버를 찾아서 열고나니 손으로 돌려서 열 수도 있게끔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닫을 때는 손으로 나사를 돌려서 닫았습니다.
SSD 뒤편에는 WiFi 모듈이 있습니다. 그리고 SSD는 두 개를 달 수 있지만, 한 곳만 NVMe과 나머지 하나는 M.2 SATA 방식이라 다른 타입의 SSD를 별도로 구입해 장착해야 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제 기판을 닫고 원격용 미니 PC를 세팅합니다.
실전! 원격용 미니 PC 구동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을 위해 WiFi가 아닌 유선렌 포트로 연결하고 라우터 옆에 두었습니다. 원할 때마다 전원을 인가하기 위해서 WOL을 세팅했으나 잘되지 않았고 유동 IP이어서 알리에서 구매한 IoT 장비를 활용하기로 합니다.
BIOS에서 Restore AC Power Loss 옵션을 활용해 IoT 플러그인에 전원이 인가되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도록 했습니다.
IP주소의 변동과 원격 접속은 스케줄러를 통해 IP주소를 업데이트하고 텔레그램으로 알림이 가도록 하게 했습니다.
원격 미니 PC 구축 완성
이렇게 해서 원격 미니 PC 구축이 완료됐습니다. 🎉
iPad & Samsung Galxaxy DEX 원격 접속 한계
MS RDP(RD Client) 단축키 연속 입력 안 됨
네트워크 속도와 화질은 MS의 RDP(RD Client) 가 제일 좋았습니다. 다만 단축키의 연속 입력이 되지 않아,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나 단축키 사용이 잦은 Photoshop, Figma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이는 iPad OS, 삼성 갤럭시 덱스 (안드로이드용)에서 구동하는 RDP 모두 동일합니다. 애플리케이션 안정성은 안드로이드보다 iPad OS가 더 좋았습니다.
DEX 모드 전체화면 사용 시 상·하단 UI 불편
외장 모니터에 연결하여 사용 시 휴대성 측면에서 iPad OS의 스테이지 매니저보다 삼성 DEX 모드가 더 간편하고 자리도 덜 차지 해서 좋습니다.
하지만 DEX 모드에서 전체화면 사용 시 상단으로 마우스 포인터가 이동하면 숨겨진 닫기 버튼이 나오고, 하단으로 이동 시에는 작업표시줄이 겹쳐 불편합니다.
또한 RDP 아이콘이 상단 중앙에 고정된 것도 아쉽습니다. iPad OS처럼 좌측에 고정된다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이 어느 곳에서나 원격 접속이 가능해졌습니다.
낮은 화질과 불안정한 네트워크 감안하면 Jump Desktop으로 해결 가능
예전에 OSX 원격 접속용으로 구매한 Jump Desktop을 통한 원격 접속 시에는 단축키 연속 입력이 안 되는 부분이 말끔하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심하진 않지만, 화질이 물결무늬 현상처럼 열화되어 있고, 평상시 작업에는 문제가 없으나 스타크래프트 할 때에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렉처럼 화면이 밀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집에서의 간단한 작업이나 화질이 중요한 작업 시에는 RD Client를 사용하고, 색상 지장이 없는 때에만 그래픽 편집은 Jump Desktop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OSX 나 PC에서 RDP 을 사용할 때의 수월한 경험보다는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좁은 방안의 책상이 넓어지고,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나에게 최적화된 PC를 바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RDP 애플리케이션과 DEX 모드, 스테이지 매니저가 나온 지 한참이나 됐는데도 완벽한 실사용이 어려운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편리성도 큰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꼭 완벽하게 이용이 가능할 정도의 높은 완성도로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