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lusX 공동대표 변사범씨의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태풍으로 인한 연기 저녁 7―9시라는 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강연 주제는 ≪브랜드 가치를 더해주는 통합적인 디자인 전략≫이지만,
PlusX와 본인의 디자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어떤 식으로 디자인했는지 작업 과정을 공유하는 자리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대학 동기들과 창업을 시작으로…
변사범씨는 씨졸업 후 대학 동기들과 함께 작은 에이전시를 열면서 의 디자이너로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밤새고 게임하고 치킨 먹으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 후 유명한 에이전시 디자인피버에서 일을 하면서 네이버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고, 네이버에서 일하다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나와서 창업한 것이 plusX가 되겠습니다.
Plus + eXperience
플러스 엑스의 의미는 Plus + eXperience 로클 라이언트의 총체적인 경험 디자인을 해주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얇은 선 요소를 이용한 브랜드 심볼 또한 자신들의 브랜드를 무색무취로 표현하기 위함이며 웹사이트 또한 포트폴리오 리스트를 보여줌으로써 플러스엑스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디자인에 녹였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거의 매년 해외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는데, 신청 비용이 부담되어 100개까지만 하고 그 이후로는 안 하겠다고…
실제 기획서부터 어떻게 작업을 진행하는지
본인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최고의 강연이라고 느낀 이유 중 하나가 실제 기획서를 어떻게 작성하고 견적서를 만드는지 등 디자인 업무의 총체적인 과정을 강연으로 알려주었다는 것입니다.
개발자의 경우 나라에서 단계에 따라 얼마 이상씩 주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업계에선 이를 기반으로 디자이너도 대략 산정하는지는 이번 강연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또한 실무에서 그룹과 레이어 정리를 잘해야 하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아래로부터 쌓을지, 위로 차례대로 내려갈지 규칙이 그렇게 세분되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버전 관리는 개발회사처럼 되돌릴 수 있거나 버전 관리가 가능한 별도의 솔루션을 사용할 줄 알았습니다만, 사내에 공유 서버로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의 경우 학교에서는 알아서 해와서 교수님 컨펌을 통해 판단 받는 것이 끝인 데 반해 어떻게 스케치하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떠한 결과물이 도출됐는지를 다 보여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런 과정으로 설명을 들은 프로젝트 중 Tetrapodbrewing 는 정말로 재미있었습니다. 부산이라는 지역 정보에서 출발하여 맥주를 따르는 콕을 방파제 테트라포드 에서 가져오고, 또 그 모양에서 ‘세 명이 잔을 들고 짠’ 하는 모양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되든 안 되든 브랜드의 시각적 연상 이미지나 특징이 있다면 어떻게든 다 넣어보라는 것도 Tetrapodbrewing 사례를 통해 알게 되었고요.
L.Point 사례를 통해 디자인이 바뀌면 처음에는 욕을 먹고 일부는 적응하고 다른 일부는 서비스를 떠나지만, 대부분 대체재가 없어 다시 재사용하며 적응하고 이것이 반복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을 통해 배우기로는 이러한 이유로 아주 조금씩 조금씩 요소들을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서비스 대체재가 없다면 굳이 길게 끌 필요 없이 한 번에 다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애플이 이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같았습니다.
저의 경우 대학 수업 때 매번 작업물을 말로만 설명하고 학생의 이해 여부를 떠나 따라오면 더 요구하고, 못 따라가면 버리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작업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어 큰 틀과 이해를 얻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브랜드 스러움, 브랜드 경험
여러 방법론이 많겠지만, 변사범씨가 알려주는 브랜드 디자인의 과정의 첫 시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브랜드 스러움은 무엇일까?
우리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키워드와 이미지
우리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인식)로 기억되어야 할까?
우리 브랜드다운 의사결정은 어떤 것일까?
위의 고민으로 도출된 결과를 기반으로, 아웃풋(그래픽, 영상, 공간, 웹/모바일 등)으로 풀어나갑니다.
마무리
디자인전공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고, 또 본인의 작업물을 진행할 때 참고하는 곳으로 유명한 PlusX.
PPT 디자인도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어떤 분은 질문 시간에 사용된 영상을 물어보셨는데, 저는 영상보다는 변사범씨의 편집디자인 실력에 놀랐습니다. 당연한 거겠지만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딱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글자를 겹쳐 사용하는 것… 진짜 쉽지 않은데 강연 내내 PPT 디자인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웹, 모바일, 영상, 편집 다 떠나서 최상단으로 올라가면 결국에는 하나의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 또는 기존의 경험을 확장해 가는 것이 앞으로 시각디자이너들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